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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 오페라 일트로바토레_관람포인트 미리보기

post/KNO 오페라캐스터

by Lea K 2023. 6. 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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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예술의 전당 N스튜디오 내 공용스튜디오에서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의 미리보기 강연이 진행됐는데요!

강연에서 나온 2023 국립오페라단 일 트로바토레 관람포인트!

관람포인트를 알고 본다면 더 즐거운 오페라 관람이 될 수 있겠죠?

베르디 음악의 특징과 이번 오페라에서 들을 수 있는 특징적인 멜로디가 있을까요?
'일 트로바토레'는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오페라이며, 아주 아름다운 멜로디의 음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 트로바토레의 음악은 즉흥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요, 각 씬의 내용을 음악이 즉흥적이고 직접적으로 잘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 트로바토레 속에는 주요한 네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중에는 두명의 여성인물, 레오노라와 아주체나가 있습니다. 레오노라는 극 중 프리마돈나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서정적이고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아질리타와 카덴차와 같은 테크닉을 통해 보여줍니다.

아주체나는 레오노라 못지않게 아주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인데요, 베르디는 아주체나의 음악에서 보통의 경우와 다르게 엇박, 약박에 악센트를 집어넣어 관객들의 기대를 벗어난, 이상하게 들릴법 하면서도 기대치 않은 멜로디를 들려줍니다. 또한, 미단조에서 솔장조로 넘어가는 테크닉이 아주체나의 노래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단조에서 오는 드라마틱한 멜로디에서 장조로 넘어가며 극 중 아들인 만리코를 향한 마음을 내비칠 때 감정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의 또 다른 음악적 특징은 아주 빠르게 막이 넘어가며 진행된다는 점인데요, 이러한 빠른 장면전환을 연출적으로,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내용이 공격적이고 복수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어서 이러한 점도 잘 드러나도록 빠른 막넘김을 연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오페라의 배경이 되는 시간이 거의 밤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간의 표현을 위해 조명 또한 미스테릭하고 어두운 느낌으로 연출했습니다.

지난 해 진행한 아틸라는 세세한 시대적 고증과 함께 연출하셨는데요, 이번 일 트로바토레는 15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지만 현대적으로 연출하셨습니다. 어떻게 이를 현대 도시로 옮겨 표현하셨나요?
우선 일 트로바토레는 제가 이미 여러번 연출한 작품입니다. 한국이 다섯번째 인데요,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혹시 일 트로바토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나이가 몇살쯤 될것 같은가요? 가수들에게 질문을 해도 보통 25-26살 이라고 대답합니다. 인물들의 나이는 오페라의 내용에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3막에서 페란도가 아주체나를 15년 전, 아기(루나백작과 그 동생)가 요람에 있을 때 보았다고 말합니다. 15년전에 요람에 있던 아이라면, 나이가 대략적으로 추측이 가능하겠죠. 많이 쳐봐야 20살 정도고 약 18-19살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아주체나는 40살 정도로 볼 수 있겠죠. 집시는 자식을 굉장히 빨리 갖는 편이거든요. 15년전 루나백작의 아버지의 시중을 들던 페란도 역시 현재는 40-45살 정도 될 것이고요, 루나백작과 만리코의 나이가 18살 내외라면 레오노라는 그보다 더 어린 15-16살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인물들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이들이 아주 젊은 인물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음 속에 불길이 일고 머리가 뜨거운 젊은이들이죠. 복수심과 증로로 서로를 죽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그런 젊은이들의 오페라입니다.

일 트로바토레는 '라트라비아타', '리골레토'와 함께 베르디의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오펠 삼부작입니다. 이 세작품이 모두 2년 안에 완성됐고, 이 삼부작을 시작으로 베르디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작곡가로서 명성을 얻었고요. 그 중 일 트로바토레는 특히 심장이 되는 작품입니다.
일 트로바토레는 보통 액팅적으로는 움직임이 적고 노래는 많은 작품입니다. 그렇다 보니 장면 안에서 별 다른 일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상당히 많은 사건들이 작품 안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충격적인 사건이 계속되는 내용의 오페라죠. 이번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에서 저는 두개의 갱 조직을 출현시켰습니다. 이 두 조직은 다 범죄조직이죠. 예전의 연출은 지오고 이번 연출에서는 2060년의 뉴욕을 배경으로 했습니다. 뉴욕 웨스트 사이드의 집시의 조직과 이스트 사이드의 부유한 루나조직, 전 도시는 범죄로 물들어 있어 모든 건물과 시설은 붕괴됐고 마약과 복수, 분노가 끓는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이미 두 갱 조직에 의해 점령된 상태죠. 만리코 측의 조직은 전 지역에서 모인 이민자 조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조직원들은 찢어진 청바지와 가죽 자켓, 머리엔 두건과 타투로 몸을 감싸고 있죠. 반면에 루나 백작 측의 조직은 백인우월자 성향을 가진 조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치적으로 많이 보수적인 조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이들은 군인, 제복을 입은 사람들입니다.

전 이제 오페라가 예전의 것을 새로운 것으로 리노베이션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일트로바토레는 좀 더 영화의 컨셉을 가져오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보시면 어떤 영화적인 느낌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연출은 전통적 배경에서 벗어나 완전히 현대적인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베르디의 음악에 대한 존중은 놓지 않으면서 시각적인 츤면에서는 반복되는 연출이 아닌 현대적인 연출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며 오페라를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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