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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 오페라 맥베스_미리보기

post/KNO 오페라캐스터

by Lea K 2023. 4. 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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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립오페라단 대학생 서포터즈, KNO 오페라캐스터 10기 LEA 입니다 💃
저는 지난주! 올 해 국립오페라단의 정기공연의 막을 열 오페라, 맥베스의 오페라 미리보기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잠깐, 오페라 미리보기란?
국립오페라단의 정기공연 개막에 앞서 관객분들과 먼저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관람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의 정기공연에서도 꾸준히 계획 중이라고 하니, 오페라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

 
이번 오페라 맥베스의 미리보기는 국립오페라단의 단장 겸 예술감독이신 최상호 단장님이 사회를 맡아주셨고요, 지난 시즌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에 이어 이번 맥베스에서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아주신 파비오 체레사 연출님과 국립오페라단과는 처음으로 함께 작업을 하게 된 이브 아벨 지휘자님이 자리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유쾌한 티키타카로 즐거운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는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서의 작업은 어떠신가요?

 
연) 제가 서울에서 오페라를 올리는 건 이번이 3번째인데요, 세 번 다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작업들처럼 이번에도 열정에 감탄하며 굉장히 기쁘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페라를 올릴 때마다 머릿속에 추상적인 개념과 아이디어를 무대 위에 형상화하는 데에서 기쁨을 느끼는데요, 뒤에 계신 조은비협력연출님과 연출부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고, 힘든 작품임에도 그분들이 애써주신 덕분에 수월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집중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연) 제가 연출가로서 만드는 작품에는 작품마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신념을 심어두는 편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비극적인 작품 속에서도 좋은 메시지를 심어두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경우에도, 우리도 살면서 항상 무언가와 싸우고 맞서며 살아가잖아요. 하지만 결국에는 평온함이 따라온다는 것, 이 나중에 뒤따라오는 편안함, 안도감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연출 파비오 체레사

비록 내 손이 피로 물들었다고 해도 언제나 용서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기 마련이죠

만약 내년에도 국립오페라단과 작품을 하게 된다면 특별히 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연) 굉장히 많은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합창이 많은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합창단과 함께 작업하는 게 저의 큰 기쁨이자 즐거움이기도 하고, 이렇게 준비가 잘 되어있고 열정이 넘치는 합창단은 흔치 않거든요. 어쩌면 아이다..? 쉬운 오페라는 아니지만 저는 도전을 좋아하거든요. 
 

한국에서 국립오페라단과의 작업은 처음인데 어떠신가요?

 
지) 제 한국방문은 이번으로 세 번째인데요, 서울필하모닉과 심포니를 두번 했고, 맥베스에 참여하기 일주일 전에도 서울필하모닉과 세번째 공연을 올렸고, 합창단과도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건, 우선 저는 이 나라와 문화를 굉장히 사랑하고, 한국분들이 서양문화를 아끼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서 동서양의 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파비오 연출님의 연출이 독특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러한 연출과 음악을 맞춰가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나요?

 
연) 이번에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게, 저는 작품을 준비할 때 마음을 비우고 준비를 철저히 한 후 연습을 시작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제가 이브 지휘자님과 작음을 해야 한다는 게 문제였죠. 지휘자님이 저보다 오페라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오셨거든요. 그래서 그 리브레토*의 각 프레이즈**마다 준비를 해오셨더라고요. 덕분에 이번에는 제가 연출을 하며 즉흥적으로 하지 않고 제대로 연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 보셨겠지만 파비오 연출님이 거짓말을 참 잘합니다. 파비오 연출님의 경우 작품을 손바닥처럼 겉과 속, 모두를 다 알고 계세요. 텍스트나 합창, 솔로곡 등 모든 걸 다 철저히 알고 계셔서 이렇게 굉장히 예민한 감수성과 지식, 경험을 가지고 계신 연출님과 작업할 수 있어 기쁩니다. 저희 둘 다 맥베스 작품은 처음인데, 복잡한 인물들이 다양하게 나오는 작품을 이런 동료와 함께 할 수 있어 큰 행운입니다.  

*오페라나 오페라타 등 극적인 형태의 음악작품에서의 텍스트, 대본
**음악의 작은 악절
 

관객들이 어떤 음악적인 요소나 색채감을 기대하며 들으면 될까요?

 
지) 이번 오페라 같은 경우는 아주 밑바닥부터 저 위의 꼭대기까지 다 닿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주 깊고 어두운 색감부터 가장 밝은 빛, 그리고 그 사이의 다양한 빛깔을 담고 있죠. 베르디의 곡들을 보시면, 그 음악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인물과 음악 속에 이러한 빛깔들이 다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휘 이브 아벨

대부분의 오페라는 아주 어둡습니다. 하지만 그 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것이 바로 빛과 희망이죠.

 
 

오페라 맥베스는 베르디의 작품 중에 유일하게 남녀 간의 사랑이 없는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

 
연) 네, 굉장히 맞는 말입니다. 맥베스는 사랑이야기가 주가 되지 않는 아주 드문 오페라입니다. 물론 레이디 맥베스와 맥베스는 부부 사이이니까 서로 사랑하겠죠. 그러나 그 감정이 주가 되는 작품은 아닙니다. 극이 진행되며 그들의 사랑이 진화하거나 발전하거나 하는 것은 표현이 되지 않고 있죠. 굉장히 특이한 일인데,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라는 단어가 리브레토에 굉장히 흔하게 나오는 단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베르디의 오파라들 중 이 작품이 얼마나 특이하고 독특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경우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이들이 서로 대결하거나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이 되어서 공통의 목표를 위해 싸운다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이 작품의 세 번째 주인공은 합창단, 코러스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본다면 이 오페라는 상당히 독특한 밸런스를 가진 오페라라고 볼 수 있고 이 밸런스를 통해 독특한 에너지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하시면서 가수들과의 소통의 문제는 없었나요?

 
연) 일단은 연습을 할 때 항상 통역가분이 옆에 계시고 통역을 해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질문인 게, 언어는 생각하는 것을 형상화해서 표현하고 전달할 때 사용을 하잖아요. 제가 밀라노에서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올 때 앉아서 승무원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보통 이분들이 같은 질문을 한 번은 한국어, 그리고 한번은 영어, 이렇게 두 번 해주세요. 이때 같은 질문이지만 목소리의 톤이나 바디랭귀지, 심지어는 멜로디도 아주 다르게 변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을 연습할 때도 잊지 않고 진행하면서 배우분들한테 어디로 가라, 동선을 줄 때 어떤 감정과 분위기를 인지하고 가야 하는지도 같이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그런 표현들이나 이런 모든 것을 통해 소통이 되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음악과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음악은 국제적으로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도구이니까요.
 

(좌) 지휘 이브 아벨, (우) 연출 파비오 체레사

음악이란 국제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우리를 인간으로서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주는 도구
 

지) 베르디의 음악이 감동적이고 어떤 나라, 문화에서 살아왔든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양한 문화권에 가서 작업을 하다 보면 신기하게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를 때 프레이징을 비슷하게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저는 이게 음악속에 담긴 감정이 결국 다 비슷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이라고 함은 자연스럽게 우리 모두에게 들어오고 똑같이 느끼는 것을 얘기하는 것인데요, 음악이나 노래를 부르는 것, 이 모든 것이 감정을 서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어가 필요 없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분야가 음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전 작품에서 색상을 강조하는 연출을 보여주셨는데 이번 맥베스에서 연출가님만의 특징, 상징점을 갖는 점이 있나요?

 

오페라 맥베스, 무대사진

연) 저는 컬러코딩을 활용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색감이 특정하게 있으면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시선도 사로잡을 수 있죠. '아돌프 아피아' 라는 20세기의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오페라가 현대식으로 바뀌는 데에 큰 영향을 준 분인데요, 이분이 하신 말 중에 '연출이 피해야 하는 것은 무대 위에서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기차역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두가 무대 위에서 각기 다른 색, 디자인을 입고 있으면 시선이 분산돼서 전하고 싶은 이미지나 이야기가 뭔지 알 수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번 오페라 맥베스에서도 컬러코딩을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작은 중립적인 이미지의 베이지입니다. 인간이 태어날 때 평등하게 태어난다는 의미로요. 작품이 진행되면서 레이디 맥베스와 맥베스는 손을 점점 피로 물들이게 됩니다. 4막까지 진행되면서 의상이 점점 물들어가고 마지막에는 완전히 빨간 의상이 되죠. 마지막에 맥베스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걸어가는 여정을 보여줄 건데 이때는 정화의식처럼 이 의상을 다시 하나씩 벗어 중립적인 베이지로 돌아갑니다. 죽을 때는 다시 처음처럼 평등하게 죽게 되기 때문이죠.
 

음악으로는 어떤 메시지를 보여주실 건가요? 어떠한 점이 특별한가요?

 
지) 오페라를 올릴 때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이 합쳐져야 성공합니다. 싱어, 연출가, 지휘자, 코러스까지 잘 준비가 돼서 원하는 스타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하고, 의상, 조명, 무대 등이 들어오죠. 이 중 하나만 약해도 체인의 고리가 끊어지듯 무너지거나 관객을 사로잡을 수 없습니다. 이번 맥베스는-단장님께서 따로 묻지 않아서 얘기할 기회가 없었는데-베르디의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바리톤을 두 분이나, 하나도 아니고 두명의 바리톤을 찾아주셨고 오페라 역사상 가장 어려운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레이디 맥베스도 두분이나 모셔와서 이러한 점만으로도 이번 맥베스를 잘 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다양한 색채의 음악, 독특한 리브레토와 파비오 연출가님 특유의 컬러코딩을 통한 전달, 그리고 연출가님보다도 작품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지휘자님까지..! 벌써 기대되지 않나요? 🤩 하지만 지휘자님의 이야기처럼 여러 요소들이 다 어우러져야 하지만 그중 바탕은 역시 멋진 음악과 노래겠죠? 관객분들의 질문시간까지 끝난 후 주배역가수들의 장면시연도 이어졌는데요..! 
공연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가수분들의 노래는 국립오페라단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instagram.com/kno_1962/
 
마지막으로 멋진 시연을 보여주신 맥베스역을 맡은 이승왕 선생님, 이분이 전하는 맥베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맥베스 이승왕

 
맥베스를 국립오페라단에서 처음 해보게 됐습니다. 훌륭한 연출가와 지휘자님이 함께 하고 있고요. 제가 맥베스 역할을 맡은 만큼 맥베스에 대해 조금 더 얘기를 해드리자면, 제가 본 맥베스는 한국의 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은 인물입니다. 제가 볼 때 맥베스는 기독교인, 신앙인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도 보면 교회 다니면서 점 보러 다니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이런 분들처럼 맥베스도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세마녀를 만나서 예언을 듣는 거죠. 보통이라면 그렇구나 하고 지나갔을 텐데 이걸 믿어버립니다. '내가 왕이 된다고?' 이렇게요. 그리고 돌아오니 레이디 맥베스가 이야기를 듣고 '빨리 왕이 돼야 한다, 왕을 죽이자' 하고 조언을 하죠. 이를 통해 살인을 저지를 계기를 얻게 되고 실제로 실행합니다. 자신을 신임해 주던 왕을 죽일 때 경비병 중 한 명이 잠결에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하고 중얼거립니다. 그래서 맥베스는 '아멘'이라고 외치려고 하지만 안 나와요. 실제로 가사를 보면 'Amen non potei'라고 아멘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가사가 나와요. 실제로 죄를 짓고 나면 찬양하거나 아멘을 말하는 것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 맥베스가 신앙인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이런 점을 함께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믿음이 점점 타락해 신을 모르게 되고, 세상에 부딪혀 나가며 타락의 길을 따라 죽음에 이르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 🤴👸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직접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사진들은 국립오페라단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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