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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공연]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_REVIEW

post/KNO 오페라캐스터

by Lea K 2023. 6. 2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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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오단의 두번째 정기공연이자 한국에서 보는 두번째 오페라공연은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로 꾸며졌다. 첫번째 정기공연이었던 맥베스는 작년 겨울, 독일 브레머하펜 시극장에서 이미 본 적이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다른 분위기의 연출에 흥미롭게 지켜봤다면, 이번 일 트로바토레는 사실 전혀 모르던 작품이다. 아는 베르디의 작품이라고는 아이다와 라 트라비아타, 그리고 이미 본적이 있어서 아는 맥베스, 그리고 이름은 알지만 베르디의 작품인지는 몰랐던 리골레토와 돈 카를로 정도랄까..? 그래서인지 이미 유명한 베르디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내게는 새롭고, 궁금한 작품이었다.

2023.06.24 15:00 오페라 IL Trovatore

나는 오페라보다는 뮤지컬을, 뮤지컬보다는 연극을 많이 보는 사람이라 오페라의 대본과 음악 사이에서 떠돌아다니곤 한다. 많은 오페라를 보지는 못했지만, 지난 1년간 나름 열심히 오페라를 보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오페라의 리브레토가 좋게 말하면 이야기의 원형의 느낌, 흥미진진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나쁘게 말하자면 오래된 이야기, 또는 막장드라마라는 것이다. 불과 올해 초 쇼트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레이디 맥베스를 봤을 때는 내용전개에 놀라 음악은 귀에 들리지도 않았던 경험도 있다. 일 트로바토레도 네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복수와 출생의 비밀, 그리고 치열한 로맨스가 존재하는 작품이다. 또한 이번 일 트로바토레의 특징은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에 의한 현대적인 해석이다. 어떻게 오페라가 옛날 이야기로 머물지 않고 현대에서 생동감 있게 음악을 전달해 줄 것인가에 대한 한 가능성을 연출의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본래 일 트로바토레의 배경이 15세기 스페인의 아라곤이라면,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현대적인 배경으로 시각적인 전환을 꾀했지만 동일하게 이어지는 베르디의 음악과 작 속 대립하는 두 집단의 다툼은 전 세대를 걸쳐 사라지지 않는 갈등을 상징하는 듯 느껴졌다. 만리코 집단과 루나백작의 집단이 나올 때 보여지는 무대와 의상의 다양성과 통일성의 차이도 관객을 이들의 대립 속에 더 강렬하게 몰입하게 했다.

 

하지만 연출도 연출이지만 오페라에서 역시 빠질 수 없는 것은 음악!

개인적으로 합창을 정말 좋아해서 베르디의 오페라에 나오는 합창곡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 일트로바토레1막 1장에서부터 페란도 사이사이 들어오는 병사들의 노래가 귀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역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집시의 합창'이 등장하는 2막이었다. 무대배경이 바뀌면서 대장간의 소리가 과연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했는데, 파이트 링 안에서의 벨소리 같은 연출은 또 색다른 느낌을 만들어냈다. 

일 트로바토레에서 가장 강렬했던 아주체나의 첫 노래, '불꽃은 타오르고' 였다. 공연을 보기 전, 열심히 검색했던 야사에 따르면 베르디가 이 오페라의 제목을 아주체나로 바꾸고 싶어했다던데 그 심정이 이해가되는 강렬함이 있었다. 연기와 어우려져 말그대로 바닥에서 부터 전해지는 노래 속 감정과 이야기가 마지막 장면의 아주체나의 외침과 함께 일 트로바토레의 강렬함을 책임지고 있다고 감히 말해보고 싶다. 

 

A팀: 이동환 국윤종 서선영 김지선 최웅조 박누리 신엽 나한유 김상준

새로운 시대를 배경으로, 현대적인 연출을 통한 시각적 강렬함과 베르디 음악의 아름다움을 살린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는 7월 말, KNO 마이오페라에서 VOD로 공개된다. 현장에서 눈이 하나 뿐이라 놓친 장면과 음악의 섬세함을 VOD로도 다시 한 번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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