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했고 개강을 한만큼 식생활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요즘이다. 아침은 주로 요거트나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는다. 여기까지는 건강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만 점심부터 문제다. 수업을 연강으로 잡아놔서 점심시간이 애매해 컵밥이나 편의점 김밥, 라면등으로 대충 때우다가 저녁에 외식을 거하게 하는 생활의 반복이랄까. 덕분에 모현에서 여기저기 음식점만 찾아다니고 있다.
입사 전에 마라샹궈를 시켜서 하루종일 먹었었는데 덕분에 마라중독이 다시 도져서 샹궈샹궈 울고다녔다지요. 1인분이 쉬운 마라탕과 달리 샹궈는 보통 최소가격을 맞추려면 2인분을 넘겨야한다. 하지만 탕보다 밥과 함께 샹궈먹는걸 더 좋아하는 나는 탕을 선호하는 사람들 속에서 외롭게 샹궈를 외쳤고 샹궈메이트를 찾아냈다. 다만 학교 근처에 있는 이 가게는 샹궈에 기름을 쪽 빼서 준다. 밑에 보이는 저건 기름이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평소 먹던 샹궈가 워낙 흥건했어서 처음에 되게 담백하게 보이기까지 했었다. 여기의 아쉬운 점은 재료가 적다는 것. 일단 감자가 없고 연근도 없다. 감자와 연근을 넣고 싶어요... 사실 여기서 좀 더 사거리쪽으로 나가는 길에 다른 마라탕집(이라기보다는 양꼬치집인데 탕과 샹궈도 파는 듯하다.)도 있어서 다음번에는 그곳에서 먹어보고 좀 더 나은 곳을 골라야겠다. 지금까지 귀찮아서, 또는 다른 가게가 문을 안열어서 결국 위에 가게만 3번을 갔습니다..
학교 앞 고기집인데 싸고 맛있다. 그리고 역시 고기는 김치와 콩나물을 함께 구워먹어야 제맛. 물론 난 고기를 못굽기 때문에 고기는 남이 굽고 김치랑 콩나물을 열심히 리필했다.
들깨가루 싫어하는데 괜찮았다. 고기를 이미 먹고 간 것만 아니었으면 더 잘먹었을텐데.. 맛있어서 남들 배부를때 혼자 계속 먹었다. 배불러서 볶음밥을 안해먹은게 아주 아쉽다.
메뉴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위에건 꽤 매웠고 아래건 먹다보니 약간 물렸다. 둘이 같이먹으면 아주 조화로움.
도대체가 기숙사 방 밖에서 나갈 생각을 안하는 나.. 그래서 외출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간 근처 카페. 분위기가 참 좋다. 무엇보다 따뜻한 자몽차를 판다는게 참 좋다. 빵은 그닥...ㅎ
학교 정문 위쪽에 있는 낙지집인데, 낙지덮밥을 좋아하는 나라서 언제 한번 가서 먹어봐야지 하다가 다녀왔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가격이 좀 있어서 당황했는데 먹고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가난한 학생인지라 한끼식사로 계속 먹기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낙지도 너무 맛있고 양도 괜찮고 같이 주는 계란찜도 포실하고, 아 여기 김치가 맛있다. 낙지가 통통 터지는게 아주 행복한 맛이다.
건강하고 바른생활의 룸메를 따라서 학교 뒤쪽의 산을 등산하고 있다. 빼먹는 날도 꽤 있지만 그래도 한번 가면 기숙사부터 정문쪽의 휴양로를 시작으로 학교 뒤를 돌아 다시 기숙사까지 약 1시간 30분동안 쭉 걷고 들어온다. 처음 산을 돌때는 온통 갈색빛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초록빛도 많아지고 꽃들도 피기 시작했다. 이것도 1-2주 전이라서 지금은 더 예뻐졌을지도. 험한 산이 아니라 이미 다 다듬어진 길을 따라 쭉 걷는거라서 불편하거나 심하게 피곤하지도 않고 아침에 상쾌하게 정신을 깨워주기엔 더할나위 없다. 다만 한번 시작하면 1시간 30분이라서, 짧은 시간도 아니고, 마음편히 원할때마다 가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좀더 따뜻해지면 꼭 카메라를 들고! 한번은 올라가서 여기저기 찍어볼까 생각한다.
바른생활의 일환으로 운동 동아리를 들어갔다. 테니스 동아리. 그냥 몸 움직이는 운동을 별로 안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난 몸싸움이 일거나 바짝 붙는 운동은 안좋아하다보니 자연스로 이런 채를 가지고 하는 운동에는 꽤 관심을 가지는 편이다. 배드민턴은 어릴 때 아주 좋아했었고 탁구는 못해서 그렇지, 하는건 꽤 즐거워했다. 그리고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한지 약 3주넘어서는데 채가 생각보다 시간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공맞추기는 어렵다. 그래도 무척 재미있어서 즐겁게 레슨도 받으러가고 하는중이다. 언제쯤 저도 랠리라는걸 해볼 수 있을지 ㅠㅠ
기숙사의 슈퍼스타 석수! 요즘 석수가 살이 너무 쪘다고 다들 먹이를 줬는지 공유해서 조절하고 있다고 들었긴한데 확실히 애가 작년 여름에 봤을 때보다 푸짐해졌다. 물론 그의 귀여움은 사라지지않지만 건강은 소중하니까 ☆
내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책이 두세권 있는데, 마틸다, 제인에어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줄었지만 어릴때는 정말 두세번 반복해서 계속 읽을정도로 좋아하던 책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제인 연극 소식은 반가울수밖에. 이 제작사 극이 나랑 잘 맞는 편이 아니라 고민하다가 개강을 앞에 두고 바빠지는 일정에 미루다보니 3월이 되어서야 겨우 보러다녀왔다. 제목이 왜 '제인 에어'가 아니라 '제인'일까 궁금했었는데 제인까지도 '제인'에게 집중하는 각색이 즐겁고 보면서 행복했다. 나를 사랑하며 나의 선택으로 살아가기. 제인, 살아라.
파우스트는 항상 소재로 만나거나 건너들었지 직접 읽은 적이 없어서일까, 생각했던거보다 재미있게 보고왔다. 평이 호불호가 갈려서 어떤가 했는데 이게 내가 원작을 몰라서 재밌게 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ㅎㅎ
사실 별로인 부분도 있고 좋은 부분도 있고 왜 호불호가 갈리는지도 알겠고 한데 아무래도 완규배우님도 그렇지만 다들 너무 잘하고 퍼펫을 이용한 것도 재밌고 웃음포인트도 취향이 맞아서 즐거운 마음이 더 컸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었어서 설레고 즐거웠다.
국중박에서 기획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전시 보러 방문했다. 미디어 전시인데, 들어가자마자 겨울의 쌀쌀함과 봄이 오기 전 앙상함을 느끼면서 쓸쓸함을 견뎌 결국 올 봄을 더 아름답게 만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는 세한과 평안, 두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세한파트에서는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세한도를 바탕으로 한 영상과 세한도를 구경할 수 있고 평안파트에서는 김홍도 선생님의 잔치 그림을 바탕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다. 평안 파트에서는 친구들과 사진도 많이 찍고 누가봐도 열심히 전시를 즐기다가 나왔다.
기숙사에 들어와 있다 보니 아무리 방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학교 주변은 돌아다니게 되니 봄이 오는 걸 하루하루 느끼고 있다. 특히 등산갔을 때 저번주와 다르게 피어있는 꽃을 보면 새삼 봄이 오고있음을 눈으로 지켜보는 기분이다.
꽃이 막 필때 행복한 것 중 하나는 고개를 돌릴 때마다, 고개를 올려볼 때마다 파란 하늘과 하얀(또는 밝은 색의)꽃을 볼때마다 어느 순간이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봄은 색을 채워주는 계절인듯 싶다. 개인적으로 무채색을 참 좋아하는데 햇빛 아래에서는 이런 봄의 그림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개강하고 너무 정신없이 지냈나 싶게 바쁘게 다녔다. 일주일 중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 보니 (평일은 수업, 주말은 출근) 피곤이 쌓이고 스트레스도 계속 쌓여간다. 그와중에 한달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게 평범한 하루중 고개를 돌리면 선물처럼 펼쳐진 돌아온 봄의 그림들이 아니었나 싶다. 4월도 버티기위해 광합성을 열심히 하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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