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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강연] 나경민X성수연 : 연기하는 연기하지않음의 연기하는 연기하지않음

post/후기

by Lea K 2023. 8. 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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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두산강연을 열심히 보러갔던 생각이 난다. 왜 갔냐...고 한다면 사실 공짜라 간것도 없잖아 있긴한데, 그때 강연자가 성수연배우와 이선영 작곡가, 한정석 작가였어서 더 챙겨갔던 것 같다. 학교에 다시 들어가고 난 후에는 햇어도 수업 때문에 못갔겠지만서도,  코로나때문에 진행이 되지 않았었다. 작년에 다시 진행이 됐는데, 심지어 작년에도 백석광 배우라던가 진주작가라던가 내가 관심있는 창작자가 잔뜩인데도 왜 가지 않았냐고 물으신다면... 독일에 있었다고밖에 할 수 없군요.
Schade Marmelade...
여튼, 다시 시작된 두산강연을 졸업학년이라고 스트레스 받느라 놓칠 뻔 하다가 나의 행운으로 김신록 배우까지 모두(는 아닙니다. 첫번째 강연은 알았지만.. 당시 일정과 시간이 너무 빡빡해서 흘려보냈습니다.) 잡을 수 있었다.
 


 
두산강연프로그램 전체에서 보면 첫번째는 아니지만 나한테는 이번 강연 중 첫번째였던 나경민, 성수연 배우의 강연. 이름보는 순간 '크리에이티브 바키구나' 라고 혼자 생각해버렸지만 사실 바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진 않았고 거기에서 출발한 질문들과 개인의 작업으로의 확장에 대해 소개하고 공유하는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두 배우의 공통지점이 크리에이티브 바키라서 바키의 활동에 대한 소개가 시작이었는데, 물론 내가 모든 바키의 작품을 본것도 아니고, 그 이전에 나는 2012년에 처음으로 (자의로) 공연을 보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연극에 집중해서 본 건 2018년 부터라 아무래도 초기 작품은 봤을 리가 없고, 2019년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올렸던 '러브스토리', 2021년 메리홀에서 올라간 '보더라인', 올해 재연한 '섬이야기' 이렇게 세 작품을 관람한 경험이 있다. 사실 러브스토리는 당시 스페이스 작품을 챙겨보던 중에 껴있던 레퍼토리인지라 연출과 각각의 배우 이름만 인식하고 바키의 작품이라고는 생각 않고 있다가 독일 뮌헨의 레지덴츠 테아터와 협업한다는 소리에 전공자 간죽간살(간지에 죽고 간지에 산다-참고. 본인은 독일연극전공이 아니라 독일어 전공이다. 고로 사실 전공자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로 익숙한 연출과 배우겠다, 독일극장 협업이겠다 하고 예매한 보더라인 포스터를 보고서야 바키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됐고 더불어 러브스토리도 바키의 작품임을 알게됐다. 최근의 본 섬이야기에서야 바키의 작품이라고 해서 보러간 셈이 되는데... 사실 강연에서 포스트드라마 연극이 갖게되는, 그리고 배우가 개인의 또는 타인의 이야기를 발화하며 하나의 일물로서가 아닌 각각을 분절하여 하나로 내어주는 과정이 갖는 불친절함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개인적으로 위의 세작품 중 보더라인이 가장 애매했던 입장에서 과연 나경민배우의 친절함은 어느정도였을까 궁금해지기도 했었다. 
더불어 공동창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관객으로서 갖게 되는 의문에 대해서 공유해 준 이야기도 좋았다. 다양한 이야기를 각자 가져오지만 결국 공연이 된다는 것은 이것을 하나의 무대에 잘 직조해내야 하는 것인데 이 사이의 갈등과 이야기의 충돌을 조정하는, 리더의 역할을 연출이 수행하고 있다는 이야기, 현실을 반영하는 다큐멘터리연극, 보바텀을 수행하는 창작자로서 가졌던 현실과 무대 사이의 끝과 끝나지않음의 고민 등 공유된 이야기들이 관객으로서도 함께 느끼기에 답이 되기도 하고 관객이기에 느끼지 못해서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사실 뭘 더 쓰고싶은데 쓰고있는 지금 노트북 배터리가 없다. 나중에 조금 더 써내려갈수도...)
 
지난 학기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섬이야기'를 가지고 에세이를 썼던 입장에서 에세이를 쓰며 생각했던 부분들이 강연에서 나온 내용들과 상당히 닿아있어 끄덕이며 보기도 하고, 독일에 다녀오며 연극보는 근육이 좀 손실됐나 하는 걱정 중이었는데 아직 쓸만하다는 생각도 하며 들었던 만큼 강연의 후기를 오히려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가닥이 잡히지 않아 에세이 내용을 끌어오려고 한다. 물론 맞닿은 그 생각에 에세이 속 글로 과연 표현이 되었는가 하는 크나큰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한번 글로 써놔버려서 결국 에세이 베껴쓰기가 될것 같아 그냥 옮기려고 한다.
 
*참고로 에세이는 미디어 기술에 대한 에세이고, 에세이긴한데 해당 주제의 탈을 쓰고 쓴 섬이야기 후기입니다.
 

(전략)

미디어를 통해 이들이 재현하는 것은 단순한 공간뿐이 아니다. 배우들은 공연을 위한 직접적인 조사, 소리 채취, 구술인터뷰 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 당사자와의 유대관계 형성을 통해 그들의 경험을 공유해와서 무대 위에서 다시 재현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공간의 재현이 아닌 장소, 사건이 일어난 ‘여기’를 재현함으로써 포스트다큐멘터리 연극을 수행한다. 특히 배우들은 사건 당사자의 구술인터뷰를 단순히 재생하는 것이 아닌 직접 그 목소리를 다시 재현하고, 이를 직접적인 전달이 아닌 라디오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한다. 만약 구술인터뷰를 단순히 재생하는 것에 그쳤다면 관객은 수동적 수용자로서 인터뷰를 듣는 것에 그쳤을 테지만 배우가 다시 이를 억양과 목소리까지 최대한 재현하며 스스로 체험함으로써, 그리고 이를 라디오를 통해 송출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재매개된 것에 대한 체험과 공연장 밖에서도 라디오를 통해 이를 체험할 수 있음을 인지시키면서 적극적인 수용자로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략)

기존의 연극이 배우를 통해 무대 위에 현실을 재현하던 연극의 역할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화를 비롯한 시각매체로 상당부분 빼앗겼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영화는 연극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공연예술보다 더 낮은 접근성과 시점이 고정될 수 밖에 없었던 연극과 달리 다양한 화면을 관객에게 전달하면서 연극의 관객들을 수용했다. 그러나 연극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 연극의 특수성은 가장 기본적인 재현 형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도구나 언어 없이도 재현할 수 있는 신체를 가장 직접적인 미디어로 활용하며 다수의 관객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배우와 함께 심장박동을 맞추는 공동의 체험의 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을 비롯한 공연예술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현장성, 라이브니스(Liveness)이다. 그러나 이 현장성이 단순히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 위의 상황만을 지칭하는 것인지, 재현하는 원본의 현장성을 포함하는 것인지는 언제나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기록을 목적으로 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에서 이는 더욱 중요한 주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공연은 재현에 대한 고민이 많이 엿보였다. 무대 위의 미디어를 확장하고, 이를 단순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순한 모방이 아닌 직접적인 연대와 체험을 바탕으로 다시 구축하는 현장성은 당장의 무대 위의 현장성을 넘어 실제 장소의 현장성을 최대한 살려냈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더 깊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재현은 실재가 아니라는 사실 또한 관객한테 인지시킨다는 것이 바키의 특징 중 하나이다. 직접적인 전달이 아닌 미디어를 거쳐서 전달되는 모습을 관객이 함께 주시하면서 이 재현이 재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무대에서의 참여가 현실의 참여와 동일하지 않음을 지각한다. 이러한 바키의 미디어 활용은 무대 위에서의 ‘여기’의 재현을 보다 직접적이면서도 거리감 있게 재현함으로써 관객참여의 적극성을 장려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복붙하고보니 비문이 참 많군요. 글쓰기도 재능인데 저는 재능이 없어요. 안타까운 일이죠.
하지만 재능이 없다고 글을 쓰지 않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대학생과제인데 어쩌겠어요. 저는 아직 척척학사도 되지 못했는걸요.
여튼 강연 후기인데 에세이 소개시간이 된 것 같지만... 즐거운 강연이었습니다.
 
+원래 제목이 '싸우면서 만든다' 였는데 두 배우가 처음에 나와서 복싱자세 취해서 너무 웃겼답니다. 같은 집단 내 공동창작자 이전에 친구라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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