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여행인지뭔지가 돼버린 여행기에서도 말했었지만 장염인지 뭔지 탈이나서 화장실에서 하루를 보내는 삶이 10일쯤되니 (살짝 과장임 하루종일 살진 않고 하루에 한번씩은... 죽치고앉아있긴 했습니다) 병원을 가봐야겠다 싶어서.. 병원을 가기로했다. 독일에서 병원가기란 풍문으로 듣기에 너무나 복잡하고 한국처럼 무작정 가서 기다리는게 아니라 테어민을 잡아야하고..뭐 하우스아츠트를 먼저만나야하고 등.... 괜히 갈 수 있을까 겁먹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어플로 초진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서 테어민을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아주 행복한 일입니다. 독일와서 만난 영혼의단짝(?) 가족같은(개인의 의견) 언니가 추천해준 어플을 통해서 테어민을 급하게 잡았다.
Doctolib 이라는 어플이다.
테어민 잡는 법(정착보호상 캡쳐가 안돼서 말로...)
1. 회원가입
회원가입은 어렵지않다. 걍 하면 된다. 이쯤되면 꽤나 많은 독일사이트에 가입을 해봤을 법 하기에...
2. Termin suchen
돋보기모양과 함께 검색창이 있다. 우선 자신의 증상이나 방문 목적을 검색하는데 나의 경우 복통(과 함께 설사증상 이었으나 간단하게 복통인 것으로)이었으므로 Bauchschmerzen 을 검색했다. 증상을 대충 써넣으면 자동완성마냥 굵은글씨로 아래 주루룩 뜨는데 그게 안뜨면 검색해도 나오는게 없던데..? 거창하게 병명 찾아서 써넣는것 보다 단순하게 쓰는게 나을수도....
우선 병명을 입력하고 나면 위치도 적으라고한다. 내가 있는 곳에서 근처의 가능한 병원을 추천해주기 위함이므로 집이나 뭐 일보다가 병원갈거면 그 곳의 PLZ(Postleitzahl,우편번호)를 적으면 된다.
그리고 검색하면 이제 추천 병원이 주루룩 뜨니 적당히 구글맵에 검색해서 후기도 한번 보고 가능한 날짜나 시간이 내가 가능한지, 빨리가고싶으면 이른시간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선택하면 된다.
3. Termin vereinbaren
방문할 의사선생님을 결정했다면 예약을 잡아야한다. 나는 분명히 증상으로 검색을 했음에도 Besuchgrund를 선택해야하는데 이것저것 뭐가 많다..솔직히 번역기 돌려도 어쩌라는건지 잘 모르겠어서 나도 구글찾아봤는데 초진환자는 초진환자로 걍 선택하면 되는 모양이다. Neupatient;in을 선택해서 테어민을 잡았고 가서도 딱히 별다른 말 없었으니 뭐 제대로 한거겠지~
위의 과정을 통해 테어민을 잡았다면 이제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내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갈 때마다 데스크 앞에 사람들이 있어서 줄먼저 섰었다. 내차례가 돼도 아무래도 독일병원은 처음이고 내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들도 어느정도 데스크직원이 앞 환자관련 일이 다 처리될 때까지 기다리시거나 하길래 기다렸음... 대충 다된거같은 눈치거나 직원이 bitte schön 하며 부르면 가서 이야기하면 된다.
첫 방문때는 우선 몇시에 테어민을 잡았고, 이름이 ㅇㅇ이다 라는 이야기를 했고 두번째 방문때는 이름-테어민 얘기를 했던듯..? 보통 어떤지는 몰라도 이름이랑 이때 테어민잡았다는 얘기를 같이하는게 확실한거같아서 난 그냥 다 얘기했다.
첫 방문 때 테어민과 이름을 확인하고 보험카드 확인과 첫 방문이므로(아마 처음이라 그런게 맞는것 같다) 간단한 문진표를 작성한다. 보험카드는 그냥 직원한테 건네줬고 문진표는 Warteraum가서 작성하고 가져다 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내용은 대충 개인정보, 신장과 몸무게, 특별한 알러지나 지병유무 등을 적어 넣는다. 작성 후 가져다주면 보험카드 돌려받고 다시 Warteraum에서 기다려달라고 하므로 기다리면 된다.
멍때리고 앉아서 기다리다보면 이름을 불러준다. 이쯤되면 대충 알겠지먼 Herr/Frau 성 으로 부르기때문에 당황하지말고 잘 들으면 되고 편견...이라기엔 아무튼 동양인 이름은 우리가 생각하는 거랑 좀 다르게 부르는 경우도 있으니 열린마음으로 반응하는 사람이없고 나인가 싶으면 그냥 가도록하자.
이름이 불리고 의사를 따라 쫄래쫄래 진료실로 들어가면 무슨일로 왔는지 어떠한지 묻는다. 아무래도 증상을 설명해야하는거고 하다보니 미리 단어도 몇개 찾아보고 문장도 생각해서 메모장에 적어갔는데 아니다 다를까 긴장해서 정말 말이 안나오는...ㅠㅠ 그냥 메모장 보고 줄줄 읽었다. 내가 뭐 10일째 배가아프고 하루에한번씩 Durchfall이 있고 Verdauung도 schlecht하고 등..(tmi) 증상을 듣고 의사선생님이 가능한 원인 등을 이야기해주신거같은데 솔직히 하나도 못알아먹었다. 일단 나는 끽해야 일상대화나 할줄아는 사람이거니와 영어도 수능영어만 해서 그냥 귀로 들어와 그대로 흘러나가버리는 문장들을 이게 뭔소린가...듣고있고 중간에 네이버 검색에 알파벳좀 불러다라고 해서 검색해봄 ㅋㅋㅋㅋ큐ㅠㅜ 다행히 아주 친절하신 의사선생님이셔서 아주...좋았다....감사합니다....🤧 아무튼 혹시모르니 약처방 받아서 5-7일간 먹어보고 혈액과 배변채취를 해서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한국에서 보건증 만들때나 보건소가서 엉덩이 찔러봤지 배변채취는 처음인데요.... 아무튼 일단 피를 뽑고 채취통을 받고 처방전받고!! 그리고 데스크가서 테어민을 새로 잡고나왔습니다. 새 테어민 잡을 때 이유를 말하는게 좋은 것 같은데 예를들어 피 뽑아서 새 테어민을 잡아야할거같아요 등의 말을..해보세요......나는 얼레벌레 :
-새 테어민잡을필요없나요?
-? 피뽑았어요?
-넵!!!!
-잡아줄게요~
하는 약간.. 대사로만 봤을때는 느낌이 안오지만 뻘쭘한 상황을 겪었다. 이외에도 여러 미숙한 행동들을 선보였지만 거기까지는 놉...ㅜ
그리고 수납비? 없었다. 처방전 가서 맞은편 약국 가서 약탔는데 약값? 없다. 보험으로 다 자동 처리된 모양. 테카카 100유로 넘게 가져가는 값을 하는것인가...!!!
다음 테어민날까지 다행히 난 약먹고 음식 조심해서 먹었더니 증상이 거의 호전돼서 다시 갔을 때 아주 좋다구 이야기했고 피검사결과도 들었다. 살모넬라균도 없고 다른것도 다 정상이라고..! 검사지는 뽑아서 주시는데 가져가도 된다고 해서 들고왔다.
아무튼.. 나는 찐으로 오밤중에 불닭볶음면에 술먹고 바로 드러누워 잤다가 탈이 난 것으로... 이렇게 살면 안됩니다에서 이렇게를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당탕탕 첫 독일 병원 방문기는 끝...!
(다소 허무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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