뀨뀨까까/독일어

괴테 C1 시험 후기

Lea K 2023. 10. 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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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문화원 Goethe Institut

C1 시험을 봤습니다.
B1시험 본게 2021년 8월이었던가요...
약 2년만에 C1에 도전하게 됐군요.
사실 독일에서 텔크 B2를 보려고 (돈까지 다 내고) 했으나 옥토버페스트가서 술마시고 발목을 다쳐오는 바람에 160유로와 함께 날려보낸(...........

지나친 음주는 건강..뿐 아니라 금전상태에도 해롭습니다.

쨋든, 괴테 시험을 어쨋든 보자고 생각하던 찰나 9월 말에 시험이 있길래 방학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보자..! 라는 다짐을 1학기에 했었더랬죠.
원래는 시험 직전인 8-9월동안 학원을 다니며 준비하고 시험을 보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학기중에는 학원 병행이 어려울것같아서 7-8월 학원을 다니게 됐습니다.

7월은 계절학기 수강으로 주중에만 열리는 괴테 C1반을 참여할 수가 없었습니다. 계절학기...5학점 들었거든요. 그래서 꿩대신 닭이라고 주말에 진행되는 테스트다프 C1반을 들었고요, 읽기나 듣기는 어차피 인풋이 많아야 하는 면이 있어서 상관없었고 쓰기는 괴테에도 비슷한 유형으로 글을 써야하므로 기본적 내용과 템플릿은 도움이 됐습니다. 말하기 유형이 괴테와 많이 달라서 시험면에서 도움이 되는건 크지 않았지만 말하기는 어쨋든 많은 한국인들에게 약점인 부분인지라 연습할수 있다는 자체가 도움이 된 것같아요.

8월은 주중 괴테 C1 준비반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시험 유형에 맞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괴테 C1 읽기와 듣기는 답을 서술형으로 써야하는 유형이 있기 때문에 100% 읽기/듣기 파트라기보다 융합된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딱 하나의 답만 정해져있기보다 가끔 조금 다른 단어도 인정이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8월 학원이 끝나고 9월에는 학기 시작으로 학원을 다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지인중에 C1 말하기에 응시하는 친구가있었고 이번에 괴테시험을 보지는 않지만 스터디 참여를 원하는 친구가 있어 같이 말하기 스터디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괴테는 파트너말하기 때문에 시험장에 아는 얼굴이 있으면 긴장완화에도 좋고 운이 좋으면 함께 시험을 볼 수도 있어서 학원에서 같이 수업을 들은 분께도 제안해 다같이 말하기 스터디를 하기도 했답니다. 대신... 말하기만 그나마 좀 연습하고 필기준비를 완전히 잊어버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요...



B1과 다른점은, 각 영역별로 모두 60점을 넘겨야 합격인 B1과 달리 C1은 읽/듣/쓰 와 말하기로 나뉘어 앞의 지필파트는 총합 45, 말하기 15를 넘기면 합격이라는 점이죠. 따라서 읽/듣/쓰는 안전빵으로 각 15점을 넘기면 되지만 한 영역이 조금 떨어져도 다른 부분에서 보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필기와 말하기를 이틀에 걸쳐 보지 않고 하루에 다 봅니다. 조금.... 당이 떨어져요. 그래서 중간에 먹을걸 챙겨가면 도움이 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험 후기를 써보겠어요.


시험은 10시부터 시작하지만 앞에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기때문에 9시 45분까지 입실을 완료해야한다.
오리엔테이션은 독일어로 진행되고 시험시간에 대한 안내와 답안지 표기 법 등을 공지한다.
괴테 시험에서는 검정 펜만 허용되므로 펜을 챙겨가면 된다. 수정펜은 사용이 불가하다.

시험장으로 내려가면 바로 물품보관함(Gaderobe)가 있다. 이 곳에 펜과 신분증을 제외한 모든 전자기기 및 책은 두고 가야한다. 간식은 허용된다. 수줍게 소시지 들고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된다고 하셨다. 추가로 커피나 물과같은 음료도 반입가능하다. 시험을 보는 대강당 앞에는 수험번호와 이름, 좌석번호, 말하기 시험 순서 등이 적혀있으므로 확인 하면 된다. 성적표를 우편(착불)으로 수령하고싶은 경우 시험장 뒷편 오른쪽에 놓은 신청서를 작성하여 신청서가 놓인 박스에 넣으면 된다.

필기시험은 읽기/듣기/쓰기 순서로 진행됐다. 각 영역 시험 사이에 쉬는시간이 주어진다. 필기시험 동안은 전자기기 및 책 등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다. 말그대로 화장실 다녀오며 쉬는 시간이다. 강당과 물품보관함 사이에 매점도 있으니 당떨어지면 뭘 사먹는 것도 가능하다. 근데 나는 밖에 편의점에서 다 사서 들어와서 안사봐가지고 가격대는 잘 모르겠다...

읽기 시험은 크게 특별사항은 없고, 듣기는 듣기가 끝나고 답안지 체크시간을 5분정도 주는데 이 시간까지 모두 듣기 파일에 포함되는 시간이다. 괜히 다 못쓸까봐 중간중간 옮겨적었는데 듣기 teil1 가 많이 긴 답변이 아니라면 옮겨적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쓰기는 Konzeptpapier 라고 teil1을 준비할 수 있는 흰 종이를 준다. teil1에서 항상 시간이 모자랐던 나는 그냥 teil2를 먼저 빨리 끝내고 1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역시나 또 시간이 부족했다. 아무리 콘쳅파피어에 정리를 해도 나중에 되면 시간에 쫓겨 그냥 답지에 바로적게 되더라는..ㅠ 글 구성을 짜다가 앞쪽에 너무 많은 시간과 기타 등등을 허비해서 마무리를 오히려 부실하게 쓴것 같다. 문법적인 부분 체크도 놓쳐서 아쉽다.
아, 그리고 teil1의 thema 는 도표확인 없이 간략설명만 본 후 결정하고 자신이 선택한 테마의 도표만을 받게된다. 그러니 연습할때도 도표를 보지않고 주제를 고른다음 맞춰서 쓰는 연습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말하기는 4명씩 한 그룹으로 준비실로 이동하게 된다. 이후  15분간의 준비시간 후 시험실로 이동하게 된다.
준비실에는 각 Teil이 적힌 문제지 두장과 Konzeptpapier 한장이 놓여있다. Vortrag을 하는 주제는 랜덤으로 내가 앉은 자리에 있는 주제로 이어나가야 하고 Partnergespräch를 위한 준비도 해야한다. 이 두장의 문제지는 시험실로 이동할 때 챙겨가므로 굳이 문제를 콘쳅파피어에 적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Teil1 는 주제발표, Teil2는 Partnergespräch 인데, 기존에 학원에서나 개인적으로 연습하던 주제들과 시험에서 만난 주제, 그리고 발표에 포함시킬 Schwerpunkte가 완전히 달라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앞쪽에 시험을 본 친구는 준비한 유형과 별다르지 않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주제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걸 깜빡했다. 덕분에 연습할때는 어떻게든 10~12분 사이로 teil1 준비를 끝내고 대충이라도 teil2의 주제와 내용을 훑어보곤했는데 정작 시험에서는 주제만 겨우 확인하고 teil2 내용은 시험관 앞에서 처음으로 읽어봤다. 다행히 유형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아서 임기응변으로 이어나갔지만 아무래도 준비없이 말하려니 하나의 조건당 얘기가 길어져서 시험관이 중간에 끊고 정리하라고 안내해줬다.

말하기 시험은 아이스브레이킹(자기소개)-각각 teil1 발표-파트너말하기로 진행되는데 아이스브레이킹은 보통 왜 시험을 보는지, 또는 시험에 어디에 필요한지 등을 물어본다. 나는 시험이 어디에 필요하냐 라는 질문을 받아서 일단 간단하게 이름을 말하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실제로도 당장 자격증이 필요한 경우는 아닌지라 사실 필요한건 아니지만 작년 한해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했고 그래서 그 사이 얼마나 독일어가 늘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시험을 본다고 얘기했다. 이후에는 발표를 하는데 감독관이 슬쩍 누가먼저 할래? 하고 질문을 한다. 나는 내가 먼저하겠다고 했다. 남의 발표 들으면 내가 준비한 내용이 금방 잊혀서도 있고 곁눈질로 teil2를 대충으로라도 좀 더 봐두려고 먼저 손을 들었는데 뭐든간에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시험에서 마이너스는 아닐것이라는 나의 고도의 전략...? 🤭

teil2는 내 파트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둘다 제대로 준비를 못해서인지 내용이 많이 늘어졌다. 이렇게 길어지면 시험관이 중간에 커트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바로 정리하면 된다. 나는 대화의 시작도 내가 했고 전체적으로 어쩌다보니 내가 주도하는 모양새가 돼서 마무리도 내 맘대로 해버렸다. 파트너대화는 결국 티키타카 이고 파트너가 먼저 무언가를 말하면 어느정도 맞춰줘야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면 말을 하기에는 나에게 편한 부분이 분명히 있으므로 자신없다고 우물쭈물대기보다는 일단 끌고 나가는게 괜찮지 않은가 시험을 보면서도 다시 한번 느끼고 나왔다.

사실 결과가 크게 기대가 되지는 않는데..
(사유: 읽기부터 말아먹음....
유형...은 내년부터 사실 C1유형이 바뀐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될까 싶긴 하지만 시험 형태는 비슷할거라고 생각해서 후기를 적어봤다. 만약 합격한다면 합격 후기를...쓸 수 있을까? 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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