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일기

"춥니?"
오리가 물었다.
"내가 따뜻하게 해줄까?"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받아본 적 없는 온기였다.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독일에서 만난 친구들한테 선물로 받은 책을 이제야 펼쳐들고 읽었다. 책이 참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한 장면이다. 번역은 야매다.

7월입니다.
종강했고요, 개강했습니다. 계절학기로 종강같은 종강아닌 종강같은 너의 한달.
하지만 방학이니까요.
7월의 첫 일정은 보드게임카페.
원래는 4명이 술먹다가 나온 얘기인데 어쩌다보니 사람이 늘고 오고 새로운 사람의 소개의 장까지 와서 총 7명의 보드게임팟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대기걸어두고 브릭스가서 맥주 마시다가 차례와서 남은 맥주 나눠서 원샷하고 서둘러 보드게임카페로 갔다. 7명이다 보니 단순한 게임도 재미가 두배세배...! 달무티와 뱅, 두가지 게임밖에 안했는데 2-3시간 열심히 달렸던것 같다. 참고로 저는 뱅 다 이겼습니다 ^^
열심히 게임하고나니 배고파서 간 고깃집. 고기가 초벌이 되어 나와서 두꺼워도 오래지않아 먹을 수 있다.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고 추가로 더 시켰는데 막판에는 너무 배불렀다는 이야기.
사실 저거 먹고 2.3차까지 갔는데.. 따지고보면 브릭스1차 보드게임 2차 고기 3차니까....5차네?
체력 안죽었다~
그래도 밤을 샐 수도 없고, 다음 날도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난 5차 전에 스르륵 빠졌다.

덕후의 모임장소는 아무래도 언제나 대학로겠죠.
옛날에 이름을 들어봤지만 방문은 한번도 못해본 갤러리카페 모짜르트에 드.디.어. 가봤다. 홀이 넓어서 좋았다. 오랜만에 보는 언니들이라 더욱 반가웠던 🥰
옛날에 프롬하트인지뭔지 어쩌구 카페에서 아포카토 시키고 에스프레소 쟁반에 부어서 망한 아포가토대회 자체주최 했었는데 이번에는 성공적..☆

이날 만나는 언니 책 열심히 챙겨가서 싸인도 받음 ^^
우리 작가님 책 을매나 귀엽고 재밌게요?!

카페에서 한차례 수다를 떨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모든게 최소 1년전이 돼버린 나... 콩장도 너무 오랜만이었다.
오랜만에 먹으면 또 얼마나 맛있게요?
야무지게 밥도 다 비벼먹고 맥주도 마셨다. 이게 바로 공연도 없이 댕로에서 만나는 덕구들?!

사실 오늘의 주인공이었던 애긔♡
너무 귀엽고 얌전한데 문제는 동물을 안키워봐서 내가 동물 안는걸 무서워한다는것..? 나때문에 다치면 어떡해 ㅠㅠ
거의 인생 처음으로 안아봤는데 불편할텐데도 얌전히 안겨준 애긩이 고맙다...

신나는 주말을 보내고 다시 계절학기 컴백 😬
계절 첫주는 열심히 학식먹었는데 일주일 되니까 반찬 딱. 국 딱. 밥 딱. 뭐 이런 정식st 밥이 너무 먹고싶어서 결국 엄마카드 찬스로 주변밥집투어를 해버렀어요.

어느날 문득 혈중 채소농도가 부족한 것 같아서 샐러드먹으러 갔읍니다. 서울캠 어문관 옆길로 나가면 있는 건물 2층! ....3층인가?
무튼 자리가 많아서 좋더라구요. 드레싱도 듬뿍 줘서 굿. 샐러드 자체가 색다르진 않았는데 빵을 같이줘서 배도 둔둔히 채울 수 있다는게 좋았다.

나는 여기가 너무 좋다....☆
겉절이김치 맛집입니다(ㅈㄴ) 근데 진짜 저 전자레인지계란찜이랑 겉절이 김치랑 밥만 먹어도 한그릇 뚝딱임. 친구가 대체 왜 시켜둔 고기는 안먹고 다른것만 먹냐고 했을정도로 김치에 진심인 저한테는 너무 좋은 식당...♡
위치는 도서관 옆길로 나가서 큰길쪽이 아닌 반대쪽으로 빵집 지나가면 바로 보인다. 갈때마다 김치만 2-3그릇 먹는듯.

새로운 밥집찾다가 간 곳. 정식시키면 어차피 찌개를 하나 주기때문에 둔둔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 근데 닭고기를 나는 소금구이(사진), 친구는 양념을 시켰는데 양념은 좀 짰다. 심지어 주문한 친구는 원체 심심하게 먹는 친구인데 나한테도 양념이 좀 짜서... 한입 먹자마자 너 이거 괜찮겠냐고 물어봤던 ㅋ큐ㅠ 마지막엔 걍 내거랑 바꿔먹음. 소금구이가 오히려 간이 적당하더라구요. 여기도 김치 맛이 괜찮았던 듯..?
(김치비평가 -김레아-)
때는 바야흐로(?) 계절 중간고사 날.
이중전공 전공교류로 수강하는 과목은 중간고사가 레포트 대체였고 교양수업은 온라인으로 15분컷 시험을 쳤기 때문에 오랜만에 매우 빠르게, 10시부터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매해놓고 안가고 있던 더현대의 프랑스국현미 라울 뒤피 전시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 더현대 처음와요. 딱히 올일이 없었달까... 그냥 더현대 가는 친구들 많던데 이것저것 뭐가 많긴하더라구요. 중앙에 정원 한번 찍어주고 전시관으로 직진..!



작가 이름이 초면인지라 오는길에 구글링을 했는데 알고보니 예당에서도 같은 작가의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일단 둘러본 후 취향이면 예당 전시도 가보기로 조용히 결심하고 전시관에 입장했다.
그런데 요런 백화점의 전시관들은 대개 협소한 공간을 여러 섹션으러 나누어서 그런지 항상 좁거나 정신없다라는 인상을 많이 받게되는 듯 하다.

사진촬영은 불가였는데 유일하게 가능했던 만국박람회의 전기요정.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작가의 배경을 생각했을때 보이는 오선지같은 추상장식이 인상적이었다. 전체적 작풍은 취향이 아니었는데 저런 장식효과를 활용한 삽화용 흑백판화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섹션에서 유독 천천히 감상하게 됐던 듯 하다.
작가가 회화 뿐 아니라 패션, 직물, 도자기 등 다양한 창조적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듯 하다. 굵은 선 안에 경계없는 색을 통한 회화작품이 많다고 느꼈는데 이런 특징이 도자기에서 드러났다면 더 좋지않았을까라는 쓸데없는 감상도 해보았다.


시간은 애매하게 남았고 어차피 집에 돌아갈테니 용산으로 건너와 잠시 엄마를 기다렸다가 같이 들어가기로 했다. 용산역 근처의 카페 더 체임버.
깔끔한 인테리어에 원두도 선택이 가능해서 취향껏 산미가 적은 커피로 주문하고 잠시 앉아있었다. 막상 용산으로 넘어오니 시간이 여유있게 남지는 않아서 책 몇장 깔짝이고 나왔다.
괴테 C1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에 등록했다. 그런데 계절수업 시간때문에 7월은 시간이 맞지않아 주말 테스트다프반을 듣다가 8월에 괴테반으로 옮겨가기로 했다.
다른 친구는 주중반이라 같이 공부하라고 의욕도 돋굴겸 스터디를 하기로 해서 다시 자주 신촌에 방문하게된 기승전 신촌 나와바리설.



스터디를 하다가 저녁먹으러 오랜만에 고삼이에 갔다. 근데 고삼이는 원래 사람+1로 반찬 시키는게 국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생선+불백+오볶+찌개조합은 the love...♡
둘이서 다 시킬수는 없어서 급하게 동생한테 연락해서 밥먹게 나오라고 했다. 결론은 찌개는 못시켰지만 생선구이와 오볶, 불백까지 야무지게 다 먹었다.


신촌에서 주중에 공부할때는 보통 캐치카페를 이용하는데 이날은 오랜만에 카페갬성을 좀 챙겨주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계절수업기간인데 책읽을게 있어서 겸사겸사 파이홀을 같던 것 같다. 얼웨이즈넘버원 얼그레이 가나슈와 함께하는 파이홀.
방학중 통연회 칭구들과 저녁먹자고 약속이 잡혔다. 이래저래 장소를 결정하고 뭘먹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신사역의 징관청훠거로 구궁궈먹으러 갔다. 물론 제가 적.극. 추천했읍미다. 저는 여전히 쟌거를 사랑하니까요...미인 최고 🥰

여기 하얼빈 병맥팔더라고요.
세트에 야채추가, 고기추가 다해가면서 야무지게 먹었다. 너무...좋다 진짜 훠거...☆
단점은 비싸다. 힝입니다.


2차때리러 갔읍미다. 이날 토요일이라 신사 술집마다 사람 너무 많더라... 여기도 다른데 다 튕기고 온건데 자리 다 차서 야외테이블에서 먹은것..!
메뉴도 2개해야한다고 해서 메인으로 두부김치 하나하고 쫄면인가 사이드하나 추가했다. 요즘 배부르면 더 안먹기 운동중이라 안주양도 꽤 줄었는데 아무래도 한국은 뭐랄까...안주빨이지.
두부에 참기름같은거 뿌려준거같은데 사실 그냥 주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두부가 너무 좋다.

토요일마다 학원을 가고 끝나는 시간이 12시, 딱 점심시간이어서 친한언니에게 삐삐를 쳤다. 이날은 점심을 먹기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추억의 메뉴를 먹기로했다. 새내기때 밥약으로 대포찜닭가서 찜닭먹고 한 2년쯤 뒤에 또 선배한테 밥얻어먹으러 내찜닭가고 한 기억이 있는데 뭔가 추억.....

밥먹으면서 진짜 2시간동안 수다떨고 논 듯하다. 새삼 20대 초반의 인연이 지금의 나를 정말 많은 부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혼밥을 하기위해 지난번 교환에서 만났던 친구와 방문했던 가게를 왔다. 그때는 내가 돈카츠을 먹었는데 김치비평가로서 역시 김치나베가 먹고싶어 이번에는 김치나베를 선택했습니다. 약간 대기를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혼밥도 편하고 하나의 트레이에 담아주는 게 편해서 종종 갈듯싶다.

카츠업 혼밥한 날, 언니랑 밥은 아니고 후식 빙수를 함께하기로 해서 밥먹고 잠시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만나서 설빙으로 갔다. 날이 더워서인지 시간이 딱 후식시간이라 그랬는지 사람이 바글바글...
언니가 기프티콘이 있어서 쓸겸 온거였는데 정작 메뉴는 아예 다른걸로 주문했다. 그래서 남는 금액 채우려고 아이스크림도 추가하고 연유도 추가함 ㅋㅋㅋㅋ
근데 둘 다 빙수를 그닥 열심히 먹질않아서 반도 못먹은듯. 근데 중요한건 먹으면서 나누는 담소 아니겠습니까. ^^

추가로 언니가 건네준 독일어 책.
하자. 공부
공부하자. 독일어



여름이잖아요. 복날이 와서 삼계탕 먹으러 갔습니다.
원래 매년 마당너른집 가서 먹었는데... 말복도 지금 지났던가? 8월 중에라도 한번 먹던가 해야지.
아참. 저기 부추전이 미쳤어요.
삼계탕에 소주까서 부추전까지 클리어 제대로 함.

1학년부터 원어세미나 등까지 쭉 같은 원어민 교수님으로 그 교수님 수업을 정말 '전부 다' 들었는데 이번에 교수님이 수업 같이 들은 사람들이랑 밥을 먹자고 하셨다는 연락을 받고 밥먹으러 갔다.
밥을 먹는 이 이벤트자체는 참... 할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교수님께 꽤 친근감을 가지고있는데 아무래도 수업 아니면 뵐일이 잘 없다보니 짧은 사적 대화도 나누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교수님과의 식사이벤트는 점심약속이었고 오랜만에 율동모임하기로 해서 밥먹고 친구가 대여해둔 연습실로 서둘러갔다. 연세타임으로 에브리바디 지각함. 나도...
지각했지만 내가 1등이었음 ㅎ
한 3시간...은 아니고 쉬는시간이 반이긴했지만 열심히 율동모임 하고 술먹으러 갔다. 회가 먹고싶어서 횟집 찾아서 한 10분 걸어갔는데 가게가 푸드코트처럼 생겼음. 근데 족발집을 새로열었다고 족발을 서비스로 주셨다. 엥? ㅋㅋㅋ
나는 족발을 잘안먹어서... 먹은 친구들 왈. 요즘 족발같지 않게 전통적인 맛(사실 요즘엔 다 달게나오는데 달지않아서 좋다고 했던듯) 이라며 맛나게 먹더라구요.


방학이니까 놀이공원도 다녀왔습니다. (작성일 기준 일주일 뒤 또 감)
근데 눈치싸움실패해서 생각보다 사람이 많더라구요.. 놀이기구 한 5-6개 탔나... 그리고 5시쯤에 탈출함. 원래 나는 이런사람이 아닌데...ㅠㅠ
아무튼 그래서 다음주에 또감(?)

요즘 엄마한테 밥얻어먹으러 자주 찾아감 헿
미나리오리...주물럭? 아무튼 오리고기먹었다요.
어릴때는 미나리 엄청 싫어했는데 나이먹어서 그런지 요즘 안먹던 음식들을 맛있게 잘 먹고있읍미다.(콩국수는 아직 아님)
어쩌다보니 7월한달 혼술라이프를 즐겨보았어요.



잘먹었쥬?
사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또!!!! 귀차니즘이 발동하기시작했습니다. 대충 넘어가주세요 호호



토요일에 제가 학원을 나갔잖아요? (특.이날 빙수먹은 날이다.) 저녁까지 남아있다가 친구들 만나서 술먹으러 옴. 토리호람에서 반주....인데 사실 밥은 나만 먹으면 되는 반주 하고 아시가서 2차했읍미다. 요즘 점점 술이 약해지는지 다음날 숙취가 너무 심하더라구요. 이래서 술을 줄이게 되나봐.. 며칠전에 불편한 편의점 읽었는데 나도 옥수수수염차로 술을 끊어야하나? 저는..... 옥수수수염차 말고 마테차로 할래요 😉

어느날 우리집 베란다에 고추가 들어왔다(...)
아빠가 밭에서 건조기에 돌리고 왔다는데 더 말라더라구요. 그렇군요. 여름입니다....🌶

7월이 끝나간다는건 C1 시험이 또 한발짝 다가왔다는 이야기.
8월 수업결제를 하고 교재도 구매했다. 써있는 괴테 C1 이 날 가슴떨리게해... 불안으로........🤧
졸업요건때문에 필요한 토익시험도 마무리 됐으니 이제 독일어에 집중할 시간입니다.

위에서 말한 그 토익 본 시험장.
문득 어릴 때 마이스터고를 갈까 고민했던 기억이 나는 학교였다네요. 토익 오랜만에 봤는데(한 4년넘었나) 이번에 리딩을 요상하게 너무 빨리 풀어서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음 리스닝 검토를 해버렸지뭐에요. 이와중에 한 5문제 고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말 기대가 돼요





이날이 거의 7월의 마지막날(-1)이라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시험 끝나고 영화 보려고 예매를 해둬서 그 사이에 티까페에서 시간을 때우려 건너왔다. 시장 너머에 영한 카페가 많더라구요. 흑차를팔아서 1일 티세트+보이차로 추문해서 마셨는데 숙우가 따로 없어서 티팟 하나 더 받아서 숙우로 썼다. 부러 좌식자리 잡았는데 내가 차먹는 하마라는걸 깜빡하는바람에... 물 리필할때마다 좀 불편했다 핳
티까페가 보통 홍차위주고.. 전통차는 적다보니 보이차가 있다는데에 의의를 둬봅니다 🍵
문득 약 5-6년 전에 동아리 사람들과 방문했던 찻집이 그립네요. 인천 찻집탐방은 계속됩니다(아마도...
이렇게 7월이 끝났습니다. 7월 초 2주간 들은 계절수업은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늘어질 방학을 그나마 독일어 학원으로 성실하게 보낼 수 있었다. 적진 않았지만 원래 포럼도 하나 참여를 하게됐었는데 첫날 이후로 더 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언제나 소중한건 나니까. 이런저런 걱정과 스트레스로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던 것 같아 갑작스러운 여유시간이 나를 좀 회복할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생각해보며 8월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