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상

München (2) 퓌센(Füssen) 당일치기

Lea K 2022. 8. 22.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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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ünchen Hbf 앞쪽의 Daily Caffee

뮌헨에 머문다면 1순위 당일치기 여행지일 퓌센(Füssen). 퓌센은 디즈니 성의 모티브가 된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으로 유명하다. 뮌헨에서 퓌센은 RB68을 타고 가면 직행으로 갈 수 있고, 아니면 한번 갈아타는 루트를 이용해야 하며, 시간은 편도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보통 다들 노이슈반슈타인성을 가는 사람들이므로 역에서 내리면, 많은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따라 쉽게 노이슈반슈타인성으로 향하는 버스정류장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둘째날 함께 했던 친구는 일찍이 다시 돌아가는 일정이어서 퓌센은 따로 동행을 구해두었다. 다행히 약속시간일찍이 전에 일어나서 나왔기 때문에 중앙역 앞쪽 카페에서 가볍게 아침을 먹었다. 크로와상과 커피. 제법 유러피안 같나요?

RE를 타고 퓌센으로 향하는 길.
퓌센의 유명관광지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지만, 그 성 하나만 있는 건 아니고, 맞은 편에 호엔슈방가우 성도 볼 수 있다. 5년전에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이 워낙 크게 공사중이기도 했고 당시에는 내부를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을 때라 두 성의 외부만 둘러봤었는데, 올해 다시 찾으며 알아보니 두 성과 박물관도 둘러볼 수 있는 티켓 또한 따로 판매하는 모양이니, 내부에 관심이 있다면 알아보고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나는 이번에도 내부는 안들어갔음.

퓌센 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노이슈반슈타인성으로 향했다. 버스는 노이슈반슈타인 성 아래 주차장에서 내려준다. 간혹 사람들이 여기가 아닌 줄 알고 안내리는 듯.. 나도 이번에 문 앞쪽 사람들이 하도 안내려서 뒤에서 내리라고 소리치고 그랬다. 9시 30분 쯤의 RE를 타고 퓌센에 와 성까지 오니 그새 점심시간.. 너무 배고파서 올라가기 전에 우선 요기를 하려 임비스에 들렀다. 여기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맞은 편에 보이는 가게인데 포메스(감자튀김)와 부어스트(소세지) 등 이것저것 판다. 음료는 라들러로 :) 가게가 여기만 있지는 않은데 입구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임비스가 있고 식당도 있고, 아예 성을 올라가는 길에도 바로 아래쯤에 식당이 있다. 지나가면서 메뉴판을 슬쩍 보니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지 않았던 듯. 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마차로 가는 방법이 있고, 걸어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길은 똑같다. 큰길 따라 쭉 올라가면 된다. 하지만 걸어올라갈 때는 필히 바닥의 말똥을 조심해야만,,,,,, 걸어올라가며 자연을 즐기는 재미도 있어서 나는 굳이 마차를 타진 않았다. (돈 내야 하기도 하고...)

Schloss Neuschwanstein

열심히 걸어올라가면 이렇게 드디어 성이 나온다. 여긴 성쪽이고 반대쪽에는 퓌센의 전경이라면 전경이 펼쳐지는데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들판이 참 넓고 아름답다. 새삼 이렇게 보여지는 자연이 얼마나 광활하고 아름다운지..

성 옆쪽

성을 향해 걸어가면 성의 정문(?)을 향해 살짝 올라가는 길이 있고, 성 옆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성 옆으로 돌아가는 길은 꽤 긴 길인데, 보통 그 길을 따라 성의 전경을 한번에 볼 수 있는 마리엔다리(Marienbrücke)로 간다. 다리를 향해 가는 길에도 성의 옆면과 오른쪽에 펼쳐지는 퓌센의 전경을 끼고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5년전에는 성이 공사중인 대신 다리에는 잘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리가 공사중이었다. 고로 성의 전경을 볼 수가 없었......
위 사진에 가로지르고 있는 저 공사현장이 원래는 많은 관광객들이 올라가 성의 사진을 찍는 마리엔 다리인데..저기가 폐쇄돼서 찍을 수 있는 성의 사진은 이게..최선입니까 ㅠㅠㅠㅠ 참고로 이 사진은 원래 다리로 진입하는 길이 초입부터 완전히 막혀서 옆길로 살짝 내려왔더니 나무사이로 슬쩍 보이는 곳에서 건진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여기에서 샛길로 아래로 내려가 강가에서 즐기기도 하던데 나는 (뒤에 나올) 빅픽쳐를 위해 샌들을 신고 산행을 하던 중으로 이미 발에 상처와 물집이 잡히고 있어서 차마 내려갈수는..ㅎ.... 운동화 신고가십시오...

어떻게든 성의 전경을 담고싶어 요리조리 돌아다녀봤지만 결국 실패하고 다시 내려왔다. 여전히 날은 맑고 더웠다.

Alpsee

노이슈반슈타인 성 맞은편에 호헨슈방가우 성이 있다면 아래쪽에는 알프제가 있다. 물이 꽤나 맑고 넓은 호수에 물가에 모래바닥이 깔려있어 발을 담그거나 아예 비키니와 같은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하는 사람도 하나 둘 볼 수 있다. 5년 전에도 노이슈반슈타인성과 호헨슈방가우성을 구경하고 이 호수에서 가볍게 물장구를 치다가 돌아간 기억이 너무 아름답게 남아있어서 당연히 올해도 호수를 즐기기 위해 부러 샌들을 신고 왔다. 사실 날이 맑으면 정말 5-10분만에 발이 다 마르기는 하는데 그래도 물놀이에는 역시 샌들이 편하니까요. (대신 산 올라갔다오면서 발 아작났음)

Alpsee

Alpsee

Alpsee에는 카약이나 보트를 대여해준다. 5년전에 발견하고 매우 타고싶었지만 혼자 타면 불의의 사고로 빠졌을 때 신고하거나 구해 줄 사람이 없는게 무서워서 결국 포기하고 물가에서 물장구만 쳤던게 어찌나 아쉽던지.. 올해는 동행도 있겠다 마침 동행분도 의향이 있다고 해서 같이 보트를 타기로 했다. 노를 젓는 카약..인지 카누인지도 있지만 발로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오리보트 같은 보트도 있어서 능력껏 선택 해 타면 된다. 보트는 30분에 10유로! 보트 당 10유로고 한보트에 최대 4명까지 탈 수 있으니 친구들과 함께가면 더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보트를 타고 호수 가운데로 가서 본 노이슈반슈타인 성 또한 아름다웠다. 어떤 보트에서는 아예 수영복과 구명조끼를 입고 호수 중간에서 다이빙하면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샌들은 신고왔지만 수영복이나 타월은 챙겨오지 않은 나.... 제법 2퍼센트 부족해요.

작고 이쁜 보트선착장

보트타기를 끝내고.. 푹 빠지지는 못해도 발은 담가볼 수 있잖아요? 신발벗고 바지 살짝 올리고 물에 퐁당 담가보니.. 너무 시원하고 이게 여름이지 ㅠㅠㅠㅠ 발에 이미 상처가 많이 나서 자잘한 돌모래들이 제법 아팠지만 여름의 바이브가 있지않겠습니까. 이번에도 샌들은 신었지만 타월은 없었는데 넓적한 돌에 앉아서 말리니 역시나 금방 말랐다. 유럽의 태양이 얼마나 뜨거운지... :)

발을 말리며 구경한 오리들

물장구까지 마무리하고 다시 뮌헨으로 돌아갈 시간. 참고로 돌아갈 버스를 사수하기란 정말 어렵다. 우선 직행 RE를 타기위해 시간을 맞춰야하기도 하고 돌아가는 버스는 줄이 정. 말. 길다. 오는 시간이 다양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다들 돌아가는 시간은 비슷하니까요.. 적당한 시간전에 돌아가야 하니 대부분 비슷한 시간에 사람이 몰리고 그러다보니 버스타기가 참 쉽지않다. 심지어 나는 우리가 기다리고 처음으로 온 버스는 놓쳐서 동행분만 우선 먼저 역으로 가고 나는 다행히 금방 온 다음버스를 타고 겨우 RE를 잡아탈 수 있었다나 뭐라나. 돌아오는 버스는 정류장이 따로 있으므로 줄을 잘 서야한다. 참고로 버스가 막상 도착하면 새치기하거나 뒤에서 쓱 타버리는 사람도 많으니 적당히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생각으로 타는게 심신이 고달프지 않게 가는 방법일터.. 예를 들어 나는 앞에 버스를 놓친 대신 다음 버스는 줄 앞쪽에서 타게 돼서 편하게 앉아갔지만 앞버스를 탄 분은 못앉고 만원버스에 낑겨가셨다고..ㅠㅠㅠㅠ 물론 다음날도 뮌헨에 머물러 시간여유가 많은 나와 달리 동행분은 꼭 생각해둔 RE를 타야만 해서 혹시라도 버스를 놓치면 불안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긴했다.

5년전 퓌센 여행기억을 떠올려보면 참 여유롭고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버스를 잘못내려 성 주차장까지 약 30분-1시간 가량을 음악을 들으며 들판을 걷고 성을 올라가고 호수를 바라보며 물장구를 치던 그 모든 기억들이 다시 한 번 나를 퓌센으로 부르지 않았나 싶다. 올해는 버스를 잘못내리지도 않았고, 목적의식 뚜렷하게 구경하고 왔지만 당시 아쉬웠던 것들도 채우고 즐거웠던 기억을 다시 새기며 여행하지 않았나싶다. 다음 퓌센 여행은 다리공사가 끝나고 다리를 넘어서도 가보고 싶은 소망...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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