뀨뀨까까/이모저모

11월의 이모저모

Lea K 2020. 12. 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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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맞이 슈톨렌

 

 

바쁘고 피곤하고 정신없던 11월이 끝났다. 아름다웠어야 하는 11월이 다크서클로 점철돼버린...

 

 

리코타가지 샐러드
사워도우 토스트
단호박 스프 & 바스크치즈케이크

 

 

엄마랑 동생이랑 손잡고 영화보고 브런치카페에서 점심까지. 11월은 시작부터 배불렀구나.

영화는 삼진그룹영어토익반을 봤다. 현실에 남아 그대로 주저앉는 듯이 보여도 결코 꿈의 끝자락을 놓지 않고 언제든 달려나가는 반짝임이 너무 아름다웠다.  난 포기가 빠른편이라 그런가, 항상 반짝이는 사람들의 얘기를 참 좋아한다.

 

 

 

 

 

하 석수 너는 The Love...

 

코로나가 심각해서 비대면 수업을 하던 학교가 11월엔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모든 수업이 대면은 아니었지만 학생 수가 적은 수업이 많아서 나는 결국 최소 주 3회는 학교를 나가야했고 왕복 5시간, 그건 정말.. 끔찍하다. 오랜만에 한 대면수업은 정말 재밌었고 집중도 잘되고 역시 학교는 나가야 제맛이라지만 통학시간이 정말 끔찍해서 다음학기부터는 그냥 다 때려치고 기숙사를 들어가야겠다는 결심만 활활.. 한 한달정도 수업하고 괴상한 방식에도 슬슬 적응하려던 차에 다시 심해진 코로나로 모니터 수업이 됐다. 통학시간 생각하면 좋긴 한데, 확실히 집중은 안된다. 집이라도 벗어나면 좋을까 싶지만 뭐.. 카페도 앉아있을 수가 없으니 방법이 없다.

 

 

커핀그루나루

 

11월은 레포트와 레포트와 레포트가 많았는데, 원래 중간고사 대체였던 레포트가 11월로 넘어온 것도 있고 그냥 중간 이후 레포트도 있고 발표도 있어서 너무 정신이 없었다. 이와중에 통학이니까.. 버스에서는 멀미가 나서 그냥 잠만 잤는데 이것도 나중에 급하니까 그냥 운전석 뒷자리로 바로 들어가서 노트북을 두드리게 되더라. 물론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튼 7-8시간씩은 잔 거 같은데 버스안에서만 4-5시간이라 그런지 한달동안 피곤해서 자고싶다 라는 생각만 계속 한 것 같다. 공연도 피곤해서 포기하고 싶던 순간이 몇번인지.. 결국 공연 하나는 못갔다(아 이건 숙취도 있지만)

 

하루는 레포트 마감날까지 완료를 못했는데 그 날 예정된 관극이 있었다. 그래서 관극이 끝나자마자 카페로 뛰어가서 공연생각이고 뭐고 레포트부터 완성시켜서 겨우 제출한 기억이 난다. 다행히 관극이 만족스러워서 딴생각 안하고 타이핑했다. 만약 별로였으면 속으로 욕하느라 제출 못했을 수도. 그 날 본 극이 더블캐스팅인 다른 배우로 이미 봤던 건데 배우가 표현하는 감정이 나한테는 너무 가볍게 보여서 일부러 다시 온거라 지난번과 같았으면 시간과 돈이 아깝다며 데굴데굴 굴렀을게 분명하다. 

 

 

엄용백 돼지국밥
부산식
밀양식

 

엄마가 밥먹으러 오라고 한 지는 좀 됐는데 11월까지 안가서 한 소리 듣고 시간 내서 갔다. 역시 국밥 중 국밥은 고기국밥이다. 엄마가 밀면이 먹고 싶다고 했나 그랬는데 계절메뉴라서 없다고 했던 듯. 아 내 취향은 부산식이었다. 입에 익숙한게 좋아.. 밀양식은 음, 향이 낯설어서인지 잘 안맞았다.

 

 

이유식당 - 명란 아보카도 덮밥

 

서브웨이를 먹을 때도 아보카도를 추가 해 본적이 없는데.. 여기서 처음 먹어봤다. 그리고 생각보다 괜찮았다. 별다른 소스가 없었던 것 같은데 명란과 아보카도와 계란이 알아서 간을 맞춰줬다. 정식도 좋을 것 같은데 난 편식이 워낙 심해서 먹는 것만 먹다보니 이렇게 하나에 몰아주는 게 다양하게 먹기에 더 쉽다. 아무튼 아보카도에 대한 인상이 생각보다 괜찮아졌지만 역시 초록색은... 식욕이 당기는 색은 아니다. 그래도 이제 아보카도 메뉴는 한번씩 도전 해 볼듯.

 

 

타셴
자몽타르트
타르트 자르려고 꽂았다가 12인 지뢰를 밟는 덕구

 

지난번에 타셴에서 버거 먹으면서 타르트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렇다. 먹었다. 자몽 너무 맛있다. 저 탱글탱글한 알알들이 군침돌게 하지 않나. 아름다워 ㅠㅠㅠㅠ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추락 1
테라피

 

애초에 11월에 본 극이 거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좋았던 세가지.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추락1, 테라피.

테라피같은 경우는 작년, 아니 올해 초인가, 아 작년 이맘 때 봤던 극이다. 그 때도 좋았지만 정말.. 고통받으면서 봐서 사실 좀 고민했는데 지정석이어서 깨춤을 추며 예매해서 갔다고 합니다. 작년에 고통받은 이유가 비지정석인데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의 자리를 맡아두고 못 앉게 한 사람 덕분에 그 옆자리로 갔다가 맡아준 자리에 앉은 사람이 앞으로 수그리고 앉아서 공연을 보면서 배우들이 무대 하수로 갈 때마다 내 시야를 가리고 강제 0인극을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아무튼. 코로나 때문인지 덕분인지 거리두기 좌석에 내가 원하는 자리에 앉으니 관극의 질이 수직상승하고 어쩌구 저쩌구. 대학로 극장 해롭다 내 허리건강에.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와 '추락1' 은 1인극이다. 그리고 나는 1인극을 좋아한다. (돌아와 노베첸토, 노베첸토 올려주세요..) 안그래도 학술원 같은 경우는 지난 학기에 수업을 해서.. 꼭 보고싶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아서 행복했다. 좋지 않은 건 내 컨디션 정도..? 학술원 볼 때가 레포트 2개를 연달아 제출하고 난 후라서 특히 더 피곤했었다. 좀 더 좋은 컨디션에서 보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다. 

 

추락의 티켓은 실팔찌였는데, 극을 다 보고나서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 한가닥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얇은 실이 여러개가 뭉쳐진 것처럼, 혼자인 줄 알았지만 혼자가 아니라고 그 티켓도 말해주는 것 같아서. 그럼에도 때로는 고독하게 마주해야 하는 시간들 같아서.

 

 

대학로 지나가다가 붙어있는 거 봤는데, 저기.. 왜 본공 안하세요...? 본공할줄 알고 나 목빠지게 기다렸는데 ㅠㅠ

 

 

 

이것은 생일 케이크 이다.

 

그렇다. 11월은 내 생일이 있는 달이다. 그런데 레포트와 발표로 가득 찬 달이 되다니. 절망적이다. 하지만 챙겨먹을 건 다 챙겨먹었다.

 

 

크래프트비어 칸
파운더스 포터
페페로니 피자(M)
드래곤스 밀크스타우트
옴니폴로피칸머드케이크
팔라찌 블랑드블랑

 

술은 왜 자제가 안되지?!?! 아무튼 이날 엄청나게 마시고 다음 날 누워있느라 관극 못감. 사실 배우때문에 잡았고 연출이 나랑 안맞으며 비지정석이라 미련은 없었지만 타의가 반이라는 점이 아주 불쾌하다. 이로써 알코올이 막은 관극 두번째가 됐다. (첫번째는 올해 초에 수정의 밤 막공 날린 것,,, 하 이건 속이 쓰리다. 어떻게든 가고싶었는데 전날 너무 많이 마셔서 하루종일 술냄새 났음;;;)

 

 

바다회사랑 도착했더니 현장 대기가 30팀.. 물론 나는 포장이었음
방어회
어디서 시켰는지 모를 감바스 (배달)
연남연가
서울의 밤
소비뇽 블랑 .....어쩌구
이거 뭐더라 아무튼 틸트에서.

 

겨울, 바야흐로 방어의 계절. 아직 완전히 철은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회에 눈이 돌아가는 사람이라 그냥 먹고싶어서 친구들 꼬셨다. 현장은 대기가 길 것 같아서(작년에 한시간 반 내외로 기다림...) 포장에 도전했다. 처음에 줄 없는 줄 알고 포장한거 후회할 뻔 했는데 알고보니 대기만 30팀이 넘었음. 포장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코로나 시국에 외부식사는 무슨,,,,,(나는 울지 않는다 feat. 영범)

 

마트에서 술 쇼핑을 했는데 나는 그 마트에 그렇게 술이 다양한지 몰랐다. 맨날 밖에서 사마시지 사서 집가서 마시지는 않아가지고.. 아니 안주를 먹어야 하는데 난 요리를 못한다구! 여튼, 그래서 이거저거 골라담아서 되게 많았는데 사진은 세개만 찍었다. 연남연가랑 서울의 밤 둘 다 도수가 꽤 되는데 서울의 밤이 더 높다. 내 취향은 연남연가였고, 서울의 밤은 마시니까 뭔 메로나 맛같은게 나서.. 알고보니 매실 증류주라고. 그게 뭔 상관인가 싶지만 같은 메(매)씨니까 :) 와인은 분위기 내고 싶어서(...) 대충 샀는데 마시기는 부어라마셔라 하면서 마셨다. 분위기 대체 어디...

 

이대로 끝내고 집에 가려고했는데 선물로 칵테일 사준다고해서 홀라당 넘어갔다. 맛있었고 딱 한잔만 마시고 잘 들어갔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글입다 텀블벅 펀딩 - 동주의 가방, 6공다이어리

 

겨울은 다이어리를 고르는 재미가 있는 계절이다. 하루빨리 망한 올해를 보내고 새롭게 시작할 새해를 맞을... 6공다이어리 유행이 좀 된거 같은데 아직인가? 리필용지 구하는게 귀찮을 것 같아서 매번 안사고 넘겼는데 이번에 저 가방디자인이 너무 좋아서 사버렸다. 이렇게 디자인에 홀라당 넘어가도 되나 싶지만.. 받아보니 역시 예쁘다. 리필용지도 나중에 따로 사는건 귀찮을 것 같아서 그리드를 두매 더 주문했는데 하나는 위클리로 할 걸 그랬나 살짝 아쉽다. 막상 레이아웃이 다 된 종이를 받고나니 그리드에 다시 불렛저널을 쓸 용기가 사라져버렸다. 아, 그런데 생각보다 종이를 넣었더니 다이어리가 너무 뚱뚱해져서 종이가 잘 안넘어가는 불상사가.. 결국 몇장 뺐다. 보따리상은 다이어리도 빵빵하게 채워야하는데 용량이 좀 아쉽다.

 

 

 

관극도 거의 안하고.. 피곤에 찌들어서 이것저것 열심히 사고, 먹고 한 한달이다. 여긴 안썼지만 옷도 엄청나게 샀다. 알게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를 풀 마땅한 취미생활을 못찾아서인가. 상황적, 시간적 배경이 원래의 취미를 즐기기 힘들게 만드니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이다. 요번에 퀸즈갬빗이라고, 넷플릭스 드라마를 너무 재밌게 봐서 체스를 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일단 학기부터 끝나고 생각해야 할 듯 싶다. 커튼콜 사진도 제대로 못열어보는 학기중에 다른걸 배우는 건 더 힘들테니. 

 

코로나로 싱숭생숭하던 올해가 벌써 마지막 달이 되었다. 내년이 된다고 이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익숙하게 내년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며 마지막 달까지 잘 마무리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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